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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나를 지켜주는 최소한의 방어 심리학 (별것 아닌 일로도 쉽게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멘탈 관리법)
저자 : 커커
번역 : 채경훈
출판 : 카시오페아
<나를 지켜주는 최소한의 방어 심리학, 책 소개>
내 힘으로 도저히 바꿀 수 없는 현실을 맞이했을 때, 우리는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상황을 오히려 아름답게 포장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바로 '이상화'라고 하는 방어기제라고 말합니다. 이상화는 부정적인 일이나 사람을 좋게 평가하여 객관적 사실을 미화하고 실망감을 줄이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대게 사랑에 빠지면 쉽게 콩깍지에 씌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별로라고 해도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멋있고 예뻐보입니다. 상대방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고, 단점마저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매력적인 사람을 연인으로 삼고 싶어 하는 심리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바람은 뜻대로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평소 내가 원했던 외모에 미치지 못한 사람을 만난 경우, 심리적인 격차를 메우기 위해 연인의 외모를 이상화하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연인이 정말 잘생기고 예쁜 것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이상화에 자기 기만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확실히 이상화는 심리적 균형을 맞춰준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방어기제입니다. 특히 연인 관계에서 이상화는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사랑을 지속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힘들었어도 그때가 좋았는데 사람들은 왜 '7080', '첫사랑', '복코'코드를 좋아하는 걸까요? 심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과거를 떠올리는 것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회귀 욕망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과거를 회상할 때 내재되어 있는 심리의 본질은 '안전하게 숨을 수 있는 도피처를 찾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를 추억하며 현재의 외로움을 잊고 일상적인 문제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스페인의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사우스햄튼대학교의 과학 연구팀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거 회상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연구 결과 일반적인 사건을 떠올린 사람들보다 과거를 추억했던 사람들이 더 큰 즐거움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과거 회상에는 이상화 방어기제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불가피하게 여러 가지 갈등과 충돌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때 자신도 모르게 과거에 아름다웠던 시절을 회상하며, '힘들어도 그때는 참 즐거웠지', '한때 내가 정말 잘 나갔는데', '아무것도 몰랐던 그 시절이 행복했어'와 같은 생각을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마음은 조금이나마 나아집니다. 과거의 회상이 이상화 방어기제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는 이유는 과거에 대한 기억이 반드시 모두 진실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마음속의 갈망을 반영하여 과거를 새롭게 편집합니다. 아름답고 행복했던 점들만 기억하고 나쁘고 불쾌한 일은 기억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졸업하고 나서 몇 년 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를 다시 만나면, 어린 시절을 함께 그리워하며, 어른이 된 지금의 이례적인 인간관계에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또 어려움을 딛고 성공을 이루어낸 사람들도 과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히 노인들은 과거의 추억에 쉽게 빠집니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달으면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이 든 사람일수록 거듭 젊은 시절의 눈부신 활약들을 떠올리며 자신감을 얻고 위로를 받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가치를 깨닫는 것입니다. 사람은 과거의 경험과 세월을 이상화시켜 현실에 본능적인 욕구를 만족시킵니다. 그래서 대게 추억의 내용이 현실과 대비를 이루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아무런 걱정없이 즐거웠던 때를 회상하면, 생계를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는 현실을 잊을 수 있습니다. 늙어가는 지금의 처지보다는 젊은 시절에 성공했던 경험을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과거를 추억하는 과정에서 시공간을 초월하는 착각을 경험하고, 안정감과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상화 방어 기제를 통해 자기 마음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것입니다. 물론 지나치게 과거의 기억에 젖는 일은 일상생활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과거에 대한 애착심이 심해져 현재 상황을 만족하지 못하고 결국 현실을 회피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상화는 심리 건강을 해치지 않을 만큼 적절히 사용해야 합니다.
전치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 줄 수 없다." 내가 기분 나쁜 소리를 한 것도 아닌데 누군가 나에게 크게 화를 낸 적이 있나요? 혹은 반대로 아무 이유도 없이 내가 다른 사람에게 벌어 화를 낸 적이 있나요? 그래 놓고서 시간이 지나면 상대방에게 "그때는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라며 사과합니다. 이런 경우 사실 상대방 때문에 화가 난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나를 화나게 한 사람은 상대방이 아니라 전혀 다른 사람입니다. 나도 모르게 상대방에게 화풀이를 한 것입니다. 엉뚱한 데 화풀이하는 이런 심리는 '전치'라는 심리 방어기제 때문입니다. '전치'란 사회 규범에 맞지 않거나 자아의식이 허용하지 않아서 어떤 대상에게 감정과 욕망을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없을 때, 비교적 안전한 대상에게 자신의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는 걸 가리킵니다. 심리학에는 전치 기재를 표현한 'Kick the cat(걷어차인 고양이효과)'라는 유명한 개념이 있습니다.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어떤 회사의 회장은 스스로에게 매우 엄격했습니다. 회사에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겠다고 자기 자신과 약속하고,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아침에 신문을 보는 데 정신이 팔려 회사에 지각하게 되었습니다. 조급한 마음에 차를 급하게 몰다가 때마침 단속을 나온 경찰에 걸려 벌금 고지서를 떼었고, 시간은 지체되어 회사에 늦게 도착하게 된 것입니다. 매우 화가 난 회장은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영업 책임자를 불러 호되게 혼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유 없이 야단을 맞은 영업 책임자는 화가 나서 비서를 자기 사무실로 불러 한바탕 혼을 냈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혼인한 비사는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이 화를 꾹 참아야 했습니다. 회사 일 때문에 어느 업체에 전화를 건 비서는 전화 교환원에게 왜 이리 전화를 늦게 받냐고 화를 냈습니다. 일을 마치고 퇴근한 전화 교환원은 아내에게 분풀이를 해버렸습니다. 기분이 불쾌해진 아내는 방에서 소란을 피우는 아이를 때리게 되었고, 아이는 분노로 가득 차서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발로 뻥 차버립니다. 정말 'Kick the cat'입니다. 듣기만 해도 골치가 아픈 상황입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전치 방어기제를 사용해서 자신을 보호했습니다. 분노의 전치는 일상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당사자 본인도 그 순간에는 자신을 제어하지 못합니다. 이성을 잃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저자 : 커커 (可可)>
심리상담 전문가 입니다. 20년 넘게 병원과 교육 기관에서 심리적인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신경 언어 심리학과 응용 심리학을 함께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는 기업 관리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녀가 지금껏 상담한 수많은 내담자의 사례를 바탕으로, 프로이트가 제시한 방어기제를 새롭게 해석합니다. 부정적으로만 인식되었던 방어기제는 오히려 나를 단단히 지키고 사랑하는 보호막이 될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은 모든 이들이 방어기제를 무기로 삼아, 더 이상 불필요한 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둘러싼 세상의 문제들 속으로 당당하게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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